눈을 떠보니 나는 병실에 있었다.
하늘을 향해 누워있었고, 팔에는 여러 주사들이 꽂혀있었다.

상반신을 일으키는데 3분이나 걸렸다.
일어나 문득 창문을 봤더니 아름다운 석양을 보였다..지금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병실에는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은 없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는지 정신이 없어서 알 수 없었는데. 머지않아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간호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나를 본 간호사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어딘가에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까지도 머리 속이 멍했다. 그리고 얼마 후 담당의사와 다른 의사들이 와서,나에게 무언가 말을 걸기 시작했지만 계속 멍한 상태여서 대답할 수 없었다.
그 후 몇시간이 지나자 의식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의사가 "방금 OO군 가족에게 연락을 했어. OO군은 오랜 시간동안 자고있었어... 하지만 이젠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젠 괜찮아.."라며 알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나서 얼마나 흘렀는지 잘 몰랐지만, 이윽고 엄마라는 사람과 젊은 여자가 울면서 병실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 여자는 내 엄마가 아니었다. 게다가 내 이름은 OO도 아니고..
엄마라고 하는 여성은 "이제 괜찮아 다행이야.."라면서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젊은 여자는 내게 "오빠 잘 돌아왔어"라고 하면서 엎드려 울었다.

하지만...나한텐 3살 위인 대학생 형은 있지만... 여동생은 없었다.

나는 황당한 마음에 "누구죠?누군가요"라고 몇번이나 물어봤다.

 "후유증이네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잘은 모르겠지만 의사는 엄마라고 하는 여자와 여동생이라고 하는 여자에게 위로를 하듯이 말을 건냈다.

"오늘 밤은 엄마랑 같이 있을 거니까 걱정마"라는 소리와 함께..

나는 누워있는 채로 여러 검사를 받았는데 그때 나는 의사에게 "저는 OO가 아니에요. 엄마란 사람도 다르고 게다가 저한테 여동생은 없단 말이에요!" 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는 "음...기억이..아직도..."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의사는 "OO군은 말이지, 2년가까이 자고 있었어. 그러니까 기억이 아직 완전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을 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당연히 쇼크를 받기 마련이지만 나는 그럴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의사는 단어 선택을 조심해가면서 나를 필사적으로 격려하려고 했다.










잠시 후 나는 화장실에 간다는 말과 함께 화장실로 향했다. 몸을 일으켰을때 다리가 이상하게도 너무 무거웠다. 의사와 간호사 여동생이라고 하는 여자의 도움을 받아 겨우 화장실로 갈 수 있을 정도로...

화장실에 가자마자 처음으로 그날 밤의 일을 떠올렸다...
지금 보면 참 이상하지만 그 중요한 일을 눈을 뜨고 나서 몇시간이 흐르도록 생각하지 못 했다.

용무를 마치고 씻으로 간 세면대에, 붙어있는 거울을 보고 나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내 얼굴이 아닌 다른 사람의 얼굴이 비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패닉상태에 빠져 쓰러지고 말았다.

그 뒤로 1개월 정도 병원에서 입원생활을 계속 해야했다. 
나는 부모라고 하는 남녀나 동생이라고 하는 여자, 병문안온 자칭친구들, 자칭 담임선생이라고 하는 남성에게도 "나는 OO가 아니고 당신들도 모른다고!!"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A나 B의 일이나, 과거의 기억을 생각나는 범위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했지만, 전부 기억장애, 기억상실란 말로 무시해버렸다.
A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B도 마찬가지다,라는 식으로 설득을 당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모두들 상냥하게 대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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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는 이 세계의 정보는 어느것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들 뿐이었다.
기본적인 현(우리나라로 치면 도)의 명칭이나,화폐단위,나라 수도등....

아무것도 기억을 해내지 못하자 의사는 "자 그럼 니가 기억하고 있는 건 뭐니?"라고 물어봤다. 하지만 무슨 수를 써도 기억나는 것은 그날 밤의 일뿐이었다.

그 시설에 들어가 그 훌라우프에 들어간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들은 의사는 "그건 자고있던 2년 중에 꾼 꿈일거야"라는 식으로 내말을 흘리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가면서 무섭게도 "나는 기억상실증에 걸렸어..내가 알고 있던 전의 인생이나 세계는 전부 자고있을때 꾼 꿈이야"라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나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밖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퇴원후에 아빠,엄마,여동생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여러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이거 기억이 안나?"라고 물어어봤지만, 나에겐 전부 처음 보는 것들 뿐이었다.

그러나 나는 상담센터에 다니면서, 필사적으로 이 새로운 인생에 순응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은 가족과 친해지지 못하고,존경어로 말한다던가, 바지나 속옷을 보여주는게 싫어서 혼자서 세탁하거나 했지만, 이상하게도 얼마 지나지않아 진짜 가족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에 살던 인생과 세계가 꿈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전에 살던 인생의 기억들이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유일하게 선명히 기억하고 있던 진짜 부모님의 얼굴이나 형의 얼굴, 친구들의 얼굴, 시골 풍경등도 기억하기 힘들 정도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마지막 날 밤..종교시설에서의 기억만큼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에 남아있다.
특히 그 노인의 웃음띤 얼굴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점점 새로운 생활에도 적응을 하고, 상담센터에 가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반년후 고등학교에도 복학을 했다. 20살에 고3생활을 다시 하는 것이었지만, 친구들도 생기고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 TV방송도 지금껏 보지 못 했던 것들 뿐이라 TV방송만 봐도 몇일을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복학으로 부터 4개월이 지났을때 이외의 형태로 지금 세상과 전에 살던 세상을 이어주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여름방학때 숙제를 위해 책을 사러 책방에 갔다.

쭉 진열되어 있는 책들중에 [OOOO]라는 문자가 눈에 들어왔다.
종교관련 책이었다. 






그런데...







[OOOO]라는 이름은 틀림없이, 내가 마지막 밤에 침입한 신흥종교의 이름이었다.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책을 바로 구입해 필사적으로 읽기시작했다.
그리고 [OOOO]가 이 세계에서 거대한 종교단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내가 있던 그 세계에서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무명 신흥종교에 지나지 않았는데,이 세계에서는 세계적인 종교단체였던 것이다. 그날부터 나는 그 종교 관련책을 몇권이나 사서 읽었지만, 그것은 의미가 없는 행위였다.

책을 읽었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없었다. 게다가 다시 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나의 과거를 증명할 수 있을 만한 사실도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또 지금까지 나에게 잘 해준 새로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모처럼 고등학교에 복학해 과거 일을 이야기하지 않게 된 나에게 안심감을 주는 주위 사람들한테, 나를 상담해주셨던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자신에 과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뿐이었다.

리고 나는 다시 이 세상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17년이 지난 지금 나는 도내에서 일하는 극히 평범한 샐러리맨이 되었다.





하지만 왜 이제와서 이런 것을 쓸려고 하는지 말하자면...이러하다.

저번 달, 내 집에 편지가 하나 도착했다. 익명으로 써진 편지에

"갑자기 이런 편지를 보내서 죄송합니다. 나는 당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도 나를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당신을 찾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당신은 OO라는 이름이었는데...기억이 납니까? 또 반드시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이 편지 내용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의 배우자한테도..그럼"

이러한 내용이 쓰여져있었다. OO라는 이름을 봐도 나에게는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내가 전 세상에 살고 있었을때 불렸던 이름듯 한 기분은 들었다.

그리고 편지를 보낸 사람한테 저번 주 2번째 편지가 도착했다.

"요약하면 당신을 알고 있는 나는 OO입니다. 당신은 날 기억할 수 없겠지요? 아무래도 이곳엔 당신과 저밖에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달 25일 19시에 OO역 앞에서 있을테니 꼭 와주세요. 당신에게 긴급히 말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 있습니다. 반드시 혼자서 와주세요"
라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OO가 누구인지 전혀 기억할 순 없지만, 만나러 가볼 생각이다
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누군가가 그곳에 있어도 기억이 날 거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그날 밤의 맴버라면 이야기를 나눈다면 누군지 알 수 있겠지.....
가능하면 B였으면........




P.s - 나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때를 대비해 이러한 형식으로 남겨둡니다.
이 문서를 배우자와 유일한 혈육이 된 여동생에게 남겨둘 생각입니다....



































만약 당신이 이글을 읽고 있다면.....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안타깝게도 저번 팔척님 편이 너무 재밌어서 그런지 약간 공포도가 떨어지는 작품인 듯 싶습니다.
2편까지는 너무나도 좋았는데 그래도 나름 재미있는 작품이라 번역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 공포 소설 보기 -> http://horror-terror.com/c-real/entry_6152.html




*번역 신청 받습니다. 블로그에 올린만한 글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다음 뷰 믹스 업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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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 운 영 2010.07.28 2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ㄷㄷㄷ여름이라 호러물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듯 해요 ㅎ 무샤 후다다닥ㄱ^^

    • 노자비심 2010.07.29 0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름이라 이런 류의 이야기를 많이 포스팅하게 되는데~
      자운영님은 호러물에 약하다고......
      그래도 3편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 2010.07.29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